국제법과 국제정치상황 정보 등 해외생활에 필요한 기초지식을 공부하는 한편으로 망명에 대비한 마음가짐을 세웠다. 망명생활이 5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모르지만 그 세월을 하루같이 광주의 원혼들과 고난 속에서 싸우고 있는 조국 동포들과 동지들, 그리고 헌신적으로 도와주신 모든 분들을 생각하면서 전라도 촌놈 ‘합수’로 변함없이 살아가자고 다짐했다. 부끄러움 없이 살아가자, 절대로 그분들을 배신하지 말자, 몸은 비록 이역만리에 있지만 마음만은 항시 그들 곁에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가자고 결심했다. 절대로 그들의 원망과 지탄받을 생활은 하지 말자고, 절대로 편안한 생활을 하지 말자고, 조국에 돌아갈 때는 떳떳하게 갈 수 있도록, 살아남은 죄와 도망친 죄를 깨끗이 씻고 갈 수 있도록 성실하고 철저하게 운동을 하자고 결심했다.
‘항시 조국운동, 광주운동의 존엄을 지키자. 절대로 훼손하거나 더럽히지 말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