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에피소드-간첩단 사건
구술자: 인제 나는 나가서 그 작업을 해야 하니까 준비해놓은 것도 있고. 그러고 있는데 어느 날 인제 우리 형하고 하튼 누가 면회를 왔어요. 근디 이제 직계가족이 아니면 면회를 안 시켜줬기 때문에, 대구에서는 형선이가 내 메가 왔는데 이 친구가 못 들어오고 창문 밖에서 이라고 손만 흔들고 갔어요. 면회를 했는데 인제 그때 그래요. 형선이가 책 가져와서 책 넣었다. 알렉세이『뿌리』 들어왔는데 아 인제 당연히 그날로 책이 들어와야 하는데 책을 안 넣어줘요. 독촉을 했지. 왜 안 넣어주나. 안 넣어주고 그날 넘어가. 그 다음날 또 안와. 막 문을 차고 왜 책을 안 넣어주냐고. 그런게 이제 책이 들어왔어. 그래서 이제 재미난 소설부터 먼저 읽는다고 해가지고 알렉시이 『뿌리』를 보는데 한참ㅂ 읽다보니까는 볼펜으로 활자 사이에다가조. 딱 하나 쓰였어. 예감이 이상해서 살펴가면서 보니까는 조. 그 뒤에 글짜 써진거 보니까 적, 의, 명, 령, 이, 오, 빨리 나오시오. 그래놓고 뒤에다가 인자 자기들 별명을 늘어놓은 거에요. 이 원수들이. 하마, 참새, 이러니 뭐 이러고. 그러니까 그 때 교도소에서는 이 책을 돌려보거든. 보고나서 다른 사람 주고 그랬는데. 근데 누가 보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그런디 나는 또 생각없이 볼펜으로 째깐한 글씨니까 지위부써 이제. 그래갖고 이제. 그랬는데 그 다음날 운동을 갔다 왔는데 그 시간에 이놈들이 들어와가꼬 책을 글씨를 어떻게 했는가 본 거에요. 내가 안지웠으면 넘어가는 건데 지위노니까 문제가 된 거에요. 나중에 사건이 끝나고 보안과에서 가서 기록을 보니까 처음에 책에 대해서 대장에게 ‘불허’, 그래갖고 ‘낙서’. 근데 그 다음에 이걸 끗고, ‘허가’ 그래놓고는 가로 해놓고 ‘공작상’ 그라고 써 있드라고. 공작상 어떻게 된가 하고 넣어본 거에요. 거기에 내가 걸린 거죠. 아, 이거 뭐가 있다 이렇게 생각한 거에요. 우연히 그놈들한테 걸린 거지. 아니면 형선이가 바깥에서, 거기서 썼대. 나중에 들어보니까. 면회서 앞에서 소파에, 벤치에 앉아가지고 이러고 쓴 거야. 딱 그날 오후에 사복 입은 놈들이 들이가 와 가지고 나오라 해. 뭐 먹은 약이 있으면 가져오라고. 없다고. 따라나가서 대구 정보부 지하실로 끌려갔지. 가가꼬 뭐 뻔하지 뭐. 거기야 뭐 의자 딱 콘크리트에 박혀있는 고정된 팔걸이 의자에 딱 앉으면 양쪽을 채워버리면 옴짝달짝 못하지. 그 앞에 책에 녹음기, 백열등, 강한. 저쪽에서 쏘아버리면 저쪽에서야 내가 훤히 보이겠지만 나는 모습은 안보이는. 목소리만 들리는 식으로 갖춰져있는 것이지. 침상하나 있고, 갔더니 박형선이가 뭐라했냐고. 내가 무러 알것이여. 갔더니, 하나 둘 셋 한 열명이 들어와 가꼬 앞에 서고 책상 옆에 서고 뒤에 서고 그라고 나만 보고 있는 거야 이렇게. 꼴아보고 있어. 째려보고 이러고 앉아 있는거지. 뒤에서 몇 명이 보고는 옆에서 앞에서 보고 그라고 이제 그 숨 막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나서는 본적 이름부터 묻기 시작해서 몸담고 있는 조직에 대해서 다 이야기하라고. 나는 뭐 끌려올 때부터 아이쿠야, 이젠 전부다, 눈앞이 캄캄하지. 그래, 초등학교 동창회 그 다음에 동창들끼리 맺은, 묻는다고 하지, 계모임. 그 다음에 전남 구속자 협의회. 그거밖에 없으니까 나야, 나야. 그래가지고 그것에 대해서 하나 하나 동창 계는 누구누구 들었고 뭐 하고 언제 만들었고 어쩌고 구속자회는 뭐가 어쩌고 여기(책) 왜 지웠냐, 이게. 나한테 이런 모임이, 조직이, 동창이 이런데서 명령이라는 용어를 쓸 수 잇는 조직이 있냐. 구속자회는 니가 회장이었지 않냐. 그게 무슨 협의회들, 친목모임 같은 건지 우리가 다 아는데 먼 명령이냐. 그러니까 이사람들이 하마, 참새 뭐 이런 것들을 이제 일종의 간첩들 접선할 때 이름 그렇게 생각한 거에요. 딱 그놈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보이게 생겼지. 모르것다고 이제 나 나믈대로 인자, 내가 월부책 장사를 잘해서 에, 돈 좀 벌어보자고 제안을 여러 친구들이 했었는데 그래서 참새는 정상용이라고 하는데 꼭 참새같이 이쁘장하니 생겨갖고 여자들 잘 후리게 생겨갖고 그래서 제비라고 부르고 하마는 하마같이 생겨서 하마라고 그러고 박형선이는 어쩌고 저쩌고 해가 지고 인제 같이 나와서 장사하자는 이야긴지 운동을 계속 같이 하자는 이야긴지 내가 여기 안에서 알 수가 없다. 인제 그런 식으로 변명하는데 요놈들, 흔적 안 남게 하느라고 여기 저기 치는 거지. 숨 막히게 치고 여기가 급소거든. 길길이, 물어본 것 또 물어보고 그래갖고 인자 내가 3일간을 출소 일주일 앞두고 에요, 일주일을 앞두고. 인제 이미 그때는 출소한다고 그래갖고 머리 깎았던 것도 두달 반 전부터 길어갖고 두발이 상당히 길었을 때에요. 그러니까 인제 묻는거지. 그렇게 계속. 그런데 그 시간에 인제 나중에 인자 확인해 본께 먼일이 있었냐면 딱 내가 이걸 지운 것이 드러나자 정보기관에서도 그러더만. 수평적으로 광주 정보부하고 협조하거나 그런 것이 아니라 서울 본부에다가 이야기를 해가지고 헬리콥터가 떠버린 거에요. 급히 광주로. 조직을 잡을라고. 와가지고 광주 정보부 한쪽 칸 비우라고 그래가지고, 정보도 안줘블고 여기다가는, 그러드마 그놈의 시키들. 그니까 자기들이 일종의 비상 수사관을 하는 거야. 그래가지고 여기서 이제 형선이를 찾은 거여. 내가 형선이가 이 책을 썼다. 책이 왔다, 면회가 왔었다. 그래, 내 여동생은 결혼한 여동생은 끌고 형선이를 찾으러 다닌 거죠. 아니, 결혼이 아니라 사귀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내 여동생은 어떻게 먼 일인지는 모르고 도망가버려야 하니까 시간을 끌라고 자꼬 헛간데를 데꼬 다니는 거에요. 끌고 그것이 나한테는 고통인데. 원수들이. 헛간데를 끌고 다니는데, 형선이 뿐만 아니라 그 구속자협의회 회원들을 요놈들이 찾으니까 한놈이 없는거야. 광주에 인자. 어디를 가도. 근게 이놈들은 더 이상하게 생각한거야. 하마도 없고 참새도 없고 누구도 없고 누구도 없고 끝까지. 그 사이에 이 구협 맴버들은 광주 왼가 담양인가 모여서 자기들 나름대로, 요즘 말로는 수련회같이 이박 삼일인가 일박 이일인가 먼 모임을 하고 있었어. 그러니 인자 들어날 수가 있어야지. 안보이지. 인제 내 동생은 인제 알면서도 숨겼고. 그러니까 빨리 찾았더라면 내가 쉽게 나올 수 있었는데 그 바람에 내가 3일 생똥을 싸분거지. 그래갖고 요놈들이 진짜로 간첩단이라고 생각한거야. 그래가지고 있는데 나중에 인제 그 소식이 전해졌었어. 그니까 이제 그 친구들이 하마부터 참새 다 정보부로 간거여. 그래갖고 문 뚜드리고 요리 들어와갖고 나를 왜 찾소? 너 누구여 그런게 아 내가 당신들이 찾는 하마요. 왜 날 찾았소? 왜 날 찾어. 넌 누구여. 같이 간 것도 아니고 따로따로 들어가갖고. 내가 참새라는 사람이오. 어째 참새같이 안 생겼소? 누구같이 생겼소? 이 사람들이 기절해버리지. 아이쿠야, 이거, 간첩단은 커녕 이거 황당한 녀석들이구나. 나가 한 이야기하고 말이 맞어분거야. 근디 인자 재미난 것이 결정적으로 유리했던 것이 뭐냐면 구속자회에서 그 전 모임을 한번 가졌는데 그 자리에서, 구속자협의회에서 어 인자 한봉이 형이 고집피우고 각서 같은 것을 안 쓰면 잘못했다고 하는, 민청학련 때 그 외상까지 살아야한다. 그러면 인자 운동도 못하고, 광주 운동도 못하고 인자 타격이 크니까 어떻게 하든지 적당히 써주고 나오도록 해야 한다. 근게 일부는, 에이 한봉이 형도 눈치가 있는데 알아서 쓰고 나오시겠죠 무러 그런 걸 걱정하냐고. 아이, 그래도 고집이 보통이 아닌게 충분히 우리 뜻을 전달을 해야 한다. 그래가지고 그 전달책임을 박형선이가 맡은 거여. 내가 면회 갈 때 따라갈란다. 그러면 영선이가 면회할 때 적당하니 각서라도 쓰고 빨리 나와라 해라. 그러니까 형선이는 고걸 빙자해가꼬 그렇게 애매하게, 조직의 명령이오, 빨리 나오시오 써버린거여. 그래놓고 그렇게 됐던 거에요. 그러니까 그걸 보고 이 친구들이 있어 노니까, 조직이라고 하면 아니, 한봉이 형이 이거 각서 안 쓰면 외상까지 살고 나와야하니까 적당히 살고 나오라고 그 말을 전달하라고 해서 내가 가가꼬 면회를 나는 못 들어간다고 해서 그냥 책에다 썼다. 그 밑에 가까운 후배들 이름도 쓴거다. 그렇게 해부니까 이 친구들이 황당하지. 다 맞아 떨어지거든. 다른 사람들 다 불러다 조회해도 하실이라고해. 회의 때 그 이야기가 나와서 형님 면회가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 면회 와가지고 전했으니까 안 되니까 책에다 했다 이거지. 그래서 이 사람들이 허허, 이 새끼들아 느그들 때문에 윤한봉이만 죽어분다, 윤한봉이가 죽어. 나는 인자 그때 죽고 있었으니까. 교도소에 저녁이면 데려다 주는데 일단 법무부에 묶여 있으니까. 인자 이침에 데려가고 이런식이제. 그래가지고 3일째 되는 날 이제 오후에 정보과장이 나와가지고 공산주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보고 쓰래. 그래서 내 나름대로 생각을 했던 것을 그들이 기대한 대로 야무지게 써준 게 도 이놈들이 놀랜 거야. 나는 내 나름대로 관점을 쓰는 것이니까. 아, 대단히 깊이 생각한 것 같다고. 아 머, 하도 빨갱이로 몰아싸코 하니까 내가 솔직하니 내 심경대로 쓴거라고. 그러더니 갑자기 먼 밥을 시켜주고 그러믄서 대우가 달라져. 그러면서 앞으로 나가면 어떻게 하겠냐. 그래서 뭔가 감이 좀 잡혀서 아, 내가 더 늙은 어머니 돌아가시기 전에 아버님은 돌아가셨으니까 결혼해서 가정을 꾸려서 평범하게 살아가면서 어쩌고 저쩌고 그냥 듣기 좋은 소리를, 빨리 나가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머리끝이 쭈뻣쭈뻣 스니까 빨리 나가야지, 나가서 이 일을 수습해야지, 큰일나게 생겼다. 그렇게 해서 살겠다고. 법도 잘 지키고, 그래가지고 몇일후에 석방되어서 나갔어요. 그런데 첫날, 첫날 가서 수사를 받고 들어와 가지곤 밤에 잠이 안와 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아이구야 큰일났다. 지금 틀림없이 밖에서 난리가 났을건데. 이거 보통사건이 아니다. 자칫하면 천지가 쑥밭이 되고 그 뒷감당을 어떻게 해. 에라. 너무 절박해분거죠. 너무 심각해분거에요. 사건 자체가. 그래서 자살기도를 했는데. 그대 뻔히 혼자 독방에서 방법이 있나. 화장실을, 기둥 모서리가 이렇게 각이 진 기둥인데. 정확하니 여기(이마정수리)를 중앙으로 해서 들어 받아블면 머리가 쪼개져서 죽을 것 같다고 판단이 돼서 고놈을 잡고는 그냥 그대로 받었는데 그래갖고 정신을 잃어븟지. 난중에서 일어나보니까 교도관이 지나가면서 정면으로 안 맞고 옆에가 맞았는데 머리카락 위쪽으로 여가 이렇게 붓고, 안 죽은 거에요. 인자 보니까 와 사람 머리가 그렇게 단단한지 몰랐는디. 쭈욱 들어가부렀더라고. 아이고 죽는 것도 마음대로 안 되는구나. 그래가지고 아침에 나갈 때 머리에 혹난 것 같고 이상하게, 너 왜 그래 물어보면 곤란할 것 같아서 철문열고 나가다가 나가는 중간에 철문이 있고 또 나가는 중간에 또 철문이 있는데 그 철문 조그마한 쪽문으로 열고 교도관들이 거기를 뛰어가면서 찍어부렀어, 여기를(이마를). 그니까 당장 소리가 나지. 철문 자체가 흔들거리고. 밀폐된 철문이 아니라서 그러니 교도관들이 이 자식이 미쳤나, 박을라면 임마. 축구한지 아냐고 어디서 뭘 박는거냐고. 그래서 한번 봐주쇼 그래가지고 고걸로 한 것처럼 해놓고 머리 이래가지고 갔는데. 와 그다음에 아조 곤욕을 치르고 나왔는데 나와서 알아보니까 이제 그런 사연이야. 구속자회서 이렇게 이러헤 해가지고 이렇게 됐다고. 그래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큰일 터져블뻔 한거야. 그래갖고는 아이, 이것저것 그 일을 더 추진하기가 불가능하더라고. 알아보니까 인자 나 들어가부니까 내 후배는 인자 고기 잡아블고, 다이너마이트 가지고 물고기 잡아먹어블고.(일동웃음) 수류탄을 어떻게 그렇게 처리를 해버리고 그래갖고 그게 백지화 되버린 거에요. 그래놓고는 조심을 당분간 해야한다 그래가지고 증거는 없어졌지만, 증거물, 아이고 정말 조심하면서 다 변함없는 모습으로 뛰기 시작했어요. 저놈들이 내가 나가면 법을 지키고 어찌고 한께는 혹시나 해가지고 전향은 아니지만 내 각서같은 것을 아 이자식이 진짜로 그러나 하고 보는디 뻔하죠 뭐. 나오자마자 움직이기 시작했으니까. 그렇게 된 사건이 있었는데 고 사건이 이제 5․18이후에 어떻게 되냐면은 항쟁지도부에가 그 사건에 관련된 살마이 세사람 있었어요. 항쟁지도부에가. 근게 또 이놈들이 예비검속된 사람중에 형선이도 들어있고. 그러니까 이놈들이 오, 요 새끼들 봐라. 또 이렇게 된 거에요. 이제. 응 이상하게 생각한거지. 그러니까 또 형선이가 또 꾀를 내가지고 요가를 많이 했는데 이불을 둘러쓰고 요가를 해가지고 심호흡을 해가지고 온 몸에 땀이 줄줄줄 새부러요. 그렇게 되니까, 짠거지, 그래가지고 헌병을 물고 해싼게 땀이 막 비오듯이 쏟아지고 이러니까 이불 들러쓰고 그 무더운 여름에 그러니까 병원으로 와서 우리 전남대 병원으로 와가꼬는, 전남대 병원오면 맨 광주일고 선후배들이 의사들이나 이놈들이 어마어마한 위기의 상황인 것처럼. 이 보안사놈들이 와서 보면 아조 큰 병인 줄 알아고, 좀더 지켜봐야 합니다 어쩌고 해가지고 그 위기를 넘겨버리고 그런 적도 있었는데. 나는 이제 그때 당시에 수배죠. 만약 잡히면 그 사건까지 한꺼번에 나올 거 같아서 더 마음 졸이고 그러고 있었는데. 야튼 광주에서 그런 비사가 있어요. 하기야 그게 그런 사건으로 끝나서 다행이죠. 진짜로 그 일을 추진했다가 던졌는데 박정희는 안죽고 그래블면 난리 나부러. 생사람 수없이 죽을 판인데. 에 어쨌든간에 그렇게 해서. 면담자: 박정희는 어쨌든 그렇게 죽을 운명이었네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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