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통신

제목합수 장풍 맞은 사나이 - 권종상2019-03-04 11:30
카테고리한청련회고
작성자

권종상 (1969년 생):

저는 '90년에 21살때 대학 2년을 마치고 가족이민으로 들어 왔습니다. '87년 고3때 박종철 열사 고문 치사 사건이 터졌는데, 세상에 어떻게 정부에서 그렇게 사람을 죽일 수 있나 싶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89년에 임수경 방북 사건에 관한 안기부 발표를 보고 한청련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안기부 발표는 '이번 사건은 북한이 미국에 심어 놓은 한청련이라는 비밀 지하 조직이 주도하여 일으킨 것인데 조직원 수가 2만명에 이른다'는 것이었어요. 물론 액면 그대로 발표 내용을 받아 들이지는 않았지만, 워낙 큰 사건이라 한청련이라는 '비밀조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호기심과 함께 두려움 같은 감정을 가지게 되었지요.

그러다 미국에 들어와서 '91년초 홍 찬 형님을 만나서 한청련의 실체를 알게 됐는데 그때는 사실 조금은 허탈했습니다. 한청련은 내가 막연히 짐작했던 거대하고 무서운 비밀조직이 아니었던 거예요. 홍 찬 형님으로부터 한청련의 운동방향, 한청련이 회원들에게 요구하는 품성론 등을 듣고 바로 부탁했습니다. 저도 거기 좀 넣어 달라구요. 그리고 그해 가을 LA에서 있던 한청련 지역 대표위원 회의에 따라가서 합수 형님을 뵙게 됐어요.

회의에서 정세분석, 앞으로의 전망, 가야할 운동방향등을 설파하시는 형님에게 저는 진짜 크게 감동 했습니다. 장풍 한번 제대로 맞은 것이지요. 한청련이 해체된후 한국의 진보적 시민운동에 관여하면서, 저는 부족하지만 한청련과 합수 형님의 정신을 그대로 따라 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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