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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감옥에서 눈팅이가 부을 정도 학습했다!2018-12-30 11:44
카테고리한청련보고
작성자

 

여러분들 학습은 기본적인 의무야. 감옥에 있어 봐요, 입장을 한번 가만히 바꿔 봐요. 어떤 어머니, 전혀 운동에 대해서 모르는 어머니. 면회만 오면 울고만 계시는 어머니, 농사짓고 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어머니는 책을 넣어달라 하면 춘향전이라던가, 쓰잘 데 없는 이문열 책이라던가 한수산이 책 같은 것만 넣는 거야.

 

어느 쪽은, 그냥 애인이 알아가지고, 알짜배기 책들을 뽑아서 보내줘요. 철학공부를 하고 싶다면 이러이러한 책. 알았다. 방 마다 책이 너무 차이가 나버려요. 또 어떤 방은 아예 책이 안 들어 와버려요. 미칠라 하는 거예요, 그 사람은. 그래가지고 이 방에 기웃, 봤어? 이 방 저 방, 책 빌리러 다니는 거여.

 

쓰잘 데기 없는 책이 들어와 가지고. 그러면 면회가서 “왜 이런 책을 보냈어?” 돌려보내면, 그 다음에는 만화 집어넣어 븐다던가, 황금 같은 시간에 미치고 팔딱 뛰지. 잠을 안자고 공부를 하니까. 평생 그런 공부할 수가 없어.

 

여러분. 나는요, 감방 안에서, 나는. 이 눈이 빨개지는 것이 아니라, 요 눈팅이가 이만큼 부어버릴 정도로 공부를 해버렸어요. 그래서 면회 온 사람들이 놀래서 형님 눈이 왜 그래요?

 

왜냐면, 내가 징벌방에 들어가 있어가지고 유리창이 없으니까 변소 밑에 이만한 철망이 있어, 환기통. 거기에 햇볕이 들어오니까, 이 지0하고 앉아 있고. 교도관이 잠 안 잔다고 막 욕을 퍼붓고. 이불속에 들어갔다가 살그머니 나와가지고 또. 여기가 부어버릴 정도로.

 

학습이라는 것은 그거예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가지고 분야별로 쭉 훑어가야 해요. 단편집을 미친년 널 뛰듯이, 미친놈 모심듯이, 그냥 소설 하나 봤다가, 시 하나 봤다가, 철학 하나 봤다가, 경제 한 번 봤다가, 중남미사 한 번 봤다가, 세계사 봤다가, 종교 하나 봤다가. 그럼 잡다하게도 혼란이 일어나요. 가닥이 안 잡혀요. 이렇게 공부하면, 단편적인 것 밖에 없어요.

 

내가 미국에 와서 너 뭐하고 왔어, 그러면 내가 하늘땅 앞에서도, 염라대왕 앞에서도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건, 그래도 “학습하려는 사람들에게 기초도서 자료를 마련해주고 왔습니다.”고 말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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