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언행록

 
 
 
제목살아 있는 예수야! --강완모2018-12-22 15:36
작성자

강완모는 윤한봉과의 첫 만남을 이렇게 증언한다.

“형님을 처음 만난 건 뉴욕에 유학생으로 와 있을 때였어요. 조국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던 몇몇 친구들과 같이 만났지요. 도시에서 태어나서 대학 먹물만 갈고 있던 엘리트들이라, 우리는 그럴싸한 차림새의 점잖은 교수 같은 사람을 기대하고 있었죠. 근데 어떤 사람이 들어오는데 전혀 아닌 거라. 서울역 앞의 지게꾼 아저씨 같은 사람이, 얼굴에 주름이 잔뜩 진 촌사람이 들어오는 거라. 나는 이 사람은 당연히 아닐 테고, 뒤에 누가 들어오겠거니 하고 살펴봤지. 근데 그 사람이 바로 윤한봉이었던 거야.”

이렇게 만난 윤한봉은 강완모 일행을 단번에, 장풍을 쏘듯, 사정없이 흔들어 버렸다. 강완모는 훗날 말한다.

“살아있는 예수야! 한국의 레닌이야! 그때 같이 만났던 사람들의 입에서 나온 말이야. 얼마나 사정없이 우리를 흔들어 놓던지! 단번에, 완전히 반해 버린 거라. 그 뒤로 일 년도 안 걸려서 우리는 동부지역 세 개 도시에 한청련을 만들었어요. 이후로 거의 십 년 동안 그야말로 야생마, 천둥벌거숭이가 되어 한봉 형님과 시간을 함께 했지요. 내 생애 가장 뜻 깊고 아름다웠던 시절이었노라고, 어느 누구에게나 당당히 자랑할 수 있어요. 항상 배고프고 졸리고 힘든 나날이었지만, 정말로 내 인생 최고로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댓글
자동등록방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