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언행록

 
 
 
제목조국을 떠나며2018-12-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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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출항한 배가 한국 영해를 막 벗어난 저녁 시간이었다.

최동현이 와서 조금 전에 배가 우리나라 영해를 벗어났다고 알려주었다.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윤한봉은 벽에 기대앉아 눈물이 마를 때까지 울었다.

그리고 어머니로 상징되는 조국의 민중과 피어린 오월의 동지들에게 보내는 맹세를 시로 쓴다.

어머니!

부릅뜬 두 눈에 백년 한 남기고 가

무등산 젊은 원혼들의 피투성이 등에 업혀

백두 한라 넘나들며 울부짖는 어머님을

어떻게 제가 잊을 수 있겠습니까?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한시도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그리고 꼭 돌아오겠습니다

꼭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5월 영령들이시여!

이 못난 도망자를 용서하여 주시고

이 못난 놈이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또 열심히 활동해서 살아남은 죄, 도망친 죄를 씻고

떳떳이 돌아올 수 있도록

보호하여 주시고 격려하여 주옵소서

동지들이여!

이 못난 도망자를 용서하소서

용서받을 만한 실적을 남기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주소서

저를 아끼고 보호해 주시고 도와주신 모든 분들이여!

그 애정, 그 정성 가슴에 깊이 새기고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다시 뵈올 그날까지 내내 평안하소서

진달래 산천아! 무등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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