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언행록

 
 
 
제목모범생2018-12-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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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3월 전남대 농대 축산과에 입학해 71학번이 되었다. 같이 입학한 동기들보다 3,4살이 많은 만학도로 출발한 대학생활이었다. 곧바로 대표적인 모범생이 되었다. 고등학교 때 공부 안 하고 부모님 속 썩인 것 반성한다는 마음으로 오로지 공부만 했다. 전남대 뒤에서 하숙을 했는데 한 달에 한 번이나 시내에 나갈까, 허름한 옷에 고무신을 신고 강의실과 하숙집만 오갔다.

여러 살 어린 학교 동기들에게도 성실하게 대했다. 악의 없는 욕설이 입에 배어 있는 젊은이들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욕은커녕 후배나 동기의 이름조차도 함부로 부르지 않았다. 툭하면 팬티까지 바꿔 입을 정도로 절친한 친구가 되는 김남주에게도 ‘야, 자’를 하지 않고 ‘하오’체를 썼다.

윤한봉 본인은 뒤늦게 만학도가 된 것이 별로 자랑스러울 것도 없어서 하오체를 썼다지만, 동기며 선후배들은 그를 양반의 내력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존중해 주었다. 윤한봉은 공부만 열심히 했음에도 주변에 자꾸 좋은 후배들이 꼬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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