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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런 사람들이 걸은 적이 있었기에 이 행성은 아름답다.2018-12-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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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신산했는데 죽음의 순간은 가벼워 보이는 사람들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김남주가, 박효선과 김영철이 그랬다. 그리고 윤한봉이 그랬다. 모포 밖으로 삐죽이 나온 윤한봉의 손은 근육도 없이 오직 뼈만 남아있었다. 홍희담은 그 모습에서 군살이 다 빠지고 갈비뼈가 앙상히 드러난 체게바라의 마지막 사진을 떠올린다. 그녀는 말한다.

“이런 사람들이 걸은 적이 있었기에 이 행성은 아름답다.”

진정 윤한봉 같은 사람이 있기에, 세상 곳곳에 솟아오르는 맑은 샘이 있기에 인간의 바다는 썩지 않고 살아 숨 쉬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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