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언행록

 
 
 
제목아무도 떠오르지 않았다. 합수를 제외하곤.......2018-12-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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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용은 공수부대가 앞뒤로 도청을 에워싸고 무차별 총격을 가하며 진입하던 1980년 5월 27일 새벽,

도청 입구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결혼해 있던 그는 죽음을 앞둔 그 순간,

아내와 가족보다 먼저 윤한봉이 떠올랐다고 훗날 회고한다.


“나는 이렇게 죽는구나… 사실 눈물도 안 나고 담담했어요.

그렇게 막 무섭고 겁나고 그러지도 않고.

이미 죽을 각오를 해서 그런지 모르지만, 아 이렇게 내가 죽는구나 했어요.

그때 제일 먼저 떠오른 사람은 한봉이 형이었어요.

혁명을 함께하자고 했던 동지들이 스쳐지나간 다음에야 가족이 지나갔어요.

제가 감옥에 갇혀서 처음으로 편지를 집사람에게 쓸 때, 첫 마디가 미안하다고 했어요.

 죽음을 앞둔 시점에 제일 먼저 당신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당신한테 미안하다. 가족들한테 미안하다. 그 첫 문구가 그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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