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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죽어도 광주에서 죽을란다.”2018-12-2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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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시위를 하느라 기진한 윤한봉은 맥이 풀려 목청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죽어도 여기서 죽어야지, 밤새 뛰어다녔더니 더 이상 힘이 없어서 한 발짝도 못 움직이겠다.”

매캐한 연기에 뒤덮인 시가지에서는 총성과 함성이 계속되고 있었다. 윤경자는 할 수 없이 그를 집안으로 끌어들여 먹을 것을 챙겨주며 사정했다.

“오빠, 광주를 빠져 나가세요. 우리 집에 있다가 경찰에 잡혀가도, 저 난리통에 휩쓸려도 개죽음이에요. 저놈들이 오빠를 잡아가면 살려두겠어요? 그렇다고 저 아수라장에 뛰어들어 뭘 어떻게 하겠어요? 어떻게든 살아서 오빠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것 아녜요? 내가 정상용 오빠에게 연락을 해볼 테니 같이 빠져 나가요. 이번에 또 잡히면 오빠는 진짜 죽어요.”


“싫다. 그저께 대전까지 올라갔다가 돌아왔다. 나는 죽어도 광주에서 죽을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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