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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마당집을 짓다2018-12-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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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봉은 이 공간에 붙일 ‘마당집’이라는 독특한 신조어도 만들었다.

동네 사람들이 모이는 시골집 마당과 같은 곳이라는 일반대명사라 할 수 있었다.

 따라서 마당집마다 별도의 명칭이 필요했다.

지역마다 특성에 맞게 그 이름을 붙이되, 로스엔젤리스의 명칭은 ‘민족학교’라 짓기로 했다.

학교라는 명칭은 붙이고 이를 정식 등록하기로 했으나

그렇다고 거창한 건물을 갖춘 정규학교를 의미하지는 않았다.

미국에 살면서 고국과 멀어진 청년학생들에게 민족에 대해 가르치고 민족문화를 보급을 하는 모임의 장으로 위상을 잡았다.


가진 돈이라고는 밀항 직전 김은경으로부터 전달 받은 3천 달러가 전부였다.

미국에 온 지 1년 반이 넘도록 꽁초를 주워 피우며 아껴온 돈이었다.

개인에게는 큰돈이지만, 사무실을 운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었다.

먹고 살만한 장년층 회원으로 이뤄진 다른 단체들도 운영비 걱정으로 열지 못하는 사무실을

이 돈으로 열겠다는 건 누가 보기에도 무리한 계획이었다.

그래도 추진했다. 1982년 12월 무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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