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완도 섬에 박형선과 둘이 책 팔러 갔을 때였다. 박형선은 술을 좋아했는데 옥살이를 하고 나와 집안에서 구박을 받는 처지라 주머니에 땡전 한 푼이 없었다. 저녁이 되니 자꾸 술 생각이 나서 윤한봉에게 졸랐다.
“한봉 형, 막걸리 딱 한잔만 합시다.”
윤한봉은 냉정했다. “무슨 소리야? 우리가 뭐 때문에 이걸 팔고 다니는데?”
“아니, 형님 딱 한잔만.”
“안 돼! 이 돈은 우리 개인 돈이 아닌 것이여. 절대 안 돼!”
“아이고, 내가 정말 미쳐블것소!”
열을 못 참은 박형선은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팬티 차림으로 바닷물 속에 뛰어 들어가 한참이나 헤엄을 치고 나오고 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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