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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조진태 상임이사(5.18기념재단) 김현정 뉴스쇼 인터뷰 - 노재현 5.18 묘역 참배 관련2019-08-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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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재단 "건강악화 노태우, 진심어린 손 내밀면 만날것"


노재헌 참배 유의미, 사전 교감 없어

5.18 역사 논쟁 푸는 실마리 보여줘 

노태우 본인 입으로 직접 사죄해야
전두환, 증인신청으로 재판 끄는중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조진태(5.18 기념재단 상임이사)
 

전직 대통령인 노태우 씨의 장남 재헌 씨가 지난 23일 광주 5.18 민주 묘역을 찾아서 참배하고 사죄한 사실이 어제 알려졌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그 묘역 가서 참배할 수 있고 새로운 사실 아닙니다마는 노태우 씨의 아들이라면 그 의미가 특별하죠. 5.18 민주화 운동을 진압한 신군부 가운데 직계 가족이라도 와서 사죄를 한 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입니다.

게다가 전두환 씨는 아직도 본인의 과오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노재헌 씨,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사죄가 더 주목이 되는 건데요. 저희가 왜 갑자기 이런 행보를 택했는지 노 씨와 직접 접촉을 시도했습니다마는 연락이 닿지 않았고 5.18재단 쪽으로 연락을 취해 봤습니다. 5.18기념재단 조진태 상임이사의 입장 들어보죠. 조 이사님, 안녕하세요?

◆ 조진태> 안녕하세요.  

◇ 김현정> 혹시 노재헌 씨 측에서 사전에 연락이 있었던 건가요?

◆ 조진태> 아니, 전혀 없었고요. 어제 저도 언론을 통해서 알게 됐습니다.

◇ 김현정> 교감이나 어떤 언질도 없었어요?  

◆ 조진태>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5.18기념재단에서도 좀 놀라셨겠네요.  

◆ 조진태> 그렇죠. 좀 뜻밖의 일이기도 하고. 이것도 처음이잖아요, 이런 사례가. 여러 가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그런 일이었다고 그렇게 생각을 했어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 씨(55)가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사죄했다.
◇ 김현정> 어떻게 이렇게 갑작스럽게 찾아가게 됐느냐 했더니 그쪽에서 나오는 얘기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 5.18 민주 묘역에 가서 참배하겠다는 뜻을 가족들에게 여러 번 밝혔지만 지병이 악화돼서 실행을 하지 못하다가 최근에 건강이 더 악화가 되면서 아들이라도 대신 가서 참배를 드리는 게 좋겠다.’ 이렇게 결정을 했다는 겁니다. 5.18재단 또 유족들 다들 뭐라고 하고 계세요? 반응이 궁금합니다.  

◆ 조진태> 이제 노태우 씨는 5.18 학살 만행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사람이잖아요. 그리고 그 아들이 참배를 하고 사죄를 한 셈인데요. 우선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 5.18 진상 규명 문제가 마지막 과제로 부각이 되어 있는데 아직 한 걸음도 못 떼고 있죠.

◇ 김현정> 그렇죠.  

◆ 조진태> 그리고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결국 중요한 게 가해자들, 5.18 학살 만행의 가해자들이 본인의 그런 행위를, 저지른 죄를 고백하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일이 지금 중요한 일이에요. 이 일이 굉장히 중요한 일로 지금 대두가 되고 있고 주목받고 있는데요. 그런 측면에서 가해 현장에 있었던 가해 병사들이나 지휘관들이 자신의 죄를 비는 게 어떤 일부터 시작해야 될지, 그것을 노태우 씨 아들 노재헌 씨가 그 실마리를 보여줬다. 그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무릎 꿇고 참배한 다음에 방명록도 쓰고요. 그 방명록에다가는 사죄의 뜻을 길게 썼더라고요. 그리고 1시간 반 정도 머물다가 갔습니다. 이 사죄가 좀 더 온전히 전달되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까지 더해지면 좋겠다, 필요하다 생각하시는 것도 있을까요?

◆ 조진태> 그렇죠. 우선 요란법석 떨지 않고 조용히 와서 참배하고 사죄를 빌었다는 점에서는 그 마음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바가 없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또 국민들에게 모두 알려졌잖아요. 이미 개인의 일이 아니게 된 셈이죠. 또 노태우 씨 아들이 참배와 사죄를 했다는 것은 벌써 개인의 문제를 떠난 일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놓고 보면 이제 노태우 씨가 살아 있을 때 본인의 입으로 당시 5.18 학살 만행에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과 그리고 고통을 같이 느껴야 했던 견뎌야 했던 국민들에게도 사죄를 하고 용서를 비는 일이, 말하자면 노태우 씨가 해야 될 가장 또 중요한 일이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본인이 돌아가시기 전에 피해자들 앞에서 사죄의 한마디라도 좀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군요? 

◆ 조진태> 그렇죠.  

◇ 김현정> 지금 아주 몸이 안 좋다는 얘기가 들려요. 이미 안 좋은 지는 오래됐는데 지금은 상황이 굉장히 악화됐다라는 얘기가 들려서 그게 가능할지 어떨까 모르겠습니다마는.

◆ 조진태> 그렇더라도 말하자면 노재헌 씨가 아버지의 그 뜻을 받들어서 참배와 사죄를 한 것인데요. 아버지의 뜻을 더 받들어서 노재헌 씨라도 이제 피해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서 사죄와 용서를 구해야 되고요. 그리고 자신의 아버지 노태우 씨가 지금 5.18 당시 저지른 일들에 대한 기록과 다양한 기록물 혹은 연관된 그런 여러 가지 자료가 있을 법합니다. 또 노태우 씨가 남긴 여러 가지 회고록도 있잖아요.  

그래서 이런 역사적 사건과 연관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한 점도 숨김 없이 노태우 씨 본인의 행적은 물론이고 같이 주도해서 만행을 저지른 전두환 씨 일당들에 대한 그런 다양한 행적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공개를 해서 이 5.18 혐오적인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일에도 역할을 해야 된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김현정> 자연스럽게 얘기가 전두환 씨 쪽으로 넘어오게 되는데. 노태우 전 대통령 경우는 자녀가 이렇게 대신 사죄를 하고 용서를 구하는 제스처를 하고 있습니다마는 전두환 씨 측은 전혀 아니에요. 참배나 사죄는 고사하고 자서전에서 자신은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지 않았습니까? 지금 조비오 신부와 명예 훼손 소송 중이기도 하고.  

◆ 조진태> 그렇죠. 국민들께서 잘 아시다시피 광주 재판에 출석했다가 전두환 씨의 그 행동에 모두 다 분노를 하지 않았습니까? 일말의 어떤 반성의 모습도 우리가 찾아보기 힘들었죠.

◇ 김현정> 아니, 직계 가족이라도 뭔가 사죄를 하고 참배를 할 그 가능성, 사실은 그 기미도 전혀 안 보이죠?  

◆ 조진태> 사실 전두환 씨 재판에 광주 시민들과 전라남도 도민들은 일말의 기대를 했었잖아요.  

◇ 김현정> 했었죠.  

◆ 조진태> 자신의 입으로 잘못했다라고 하는 한마디만 했더라면, 하기만 하면 광주 시민들은 ‘저 정도면 우리가 받아들여주자’라고 하는 그런 기대를 했었던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그 기대가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는지를 전두환 씨 입을 통해서 확인을 했던 거고. 그 아들들이 지금 여러 가지 벌이고 있는 본인들이 약속했던 몇 년 전에 재산 환수 노력. 이런 부분 역시 전혀 지금 지키지 않고 있잖아요.  

◇ 김현정> 바로 그건데요. 2013년에 전두환 씨의 장남 전재국 씨가 ‘가족들이 책임지고 남은 추징금 모두 납부하겠다.’ 한 1000억 원 됩니다. 모두 납부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최근에 뉴스타파 보도 보셨겠지만 전두환 씨 일가가 차명으로 프랜차이즈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 거기에 보면 손자, 손녀 지분까지 다 들어가 있다. 이런 얘기가 들려서요.

◆ 조진태> 그러니까 얼마나 우리 국민들을 속이고 있는 겁니까? 어떤 식으로든지 권력을 잡으면 말하자면 본인은 부를 누릴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식들에게조차 3대째 가는 셈이잖아요.  

◇ 김현정> 그렇게 되면 3대죠.  

◆ 조진태> 그렇게 국민들을 속이고 국민들을 억압하면서 이루었던, 가졌던 권력 그리고 함께 누렸던 부조차도 세습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저는 반드시 바로잡아야 된다고 보고요. 그런 측면에서 전두환 씨는 지금 살아생전에 엄벌에 더 처해야 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지금 재판은 어떻게 진행 중이에요, 이사님?

◆ 조진태> 1심 재판 진행 중이고요. 계속 본인은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변호인이 참여해서 계속 공방을 벌이고 있고요. 전두환 씨 변호인은 재판을 질질 끌기 위해서 계속 허무맹랑한 증인들을 계속 신청하고 있는 상태예요.  

◇ 김현정> 그래요?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요?  

◆ 조진태> 이를테면 헬기 기총 소사 관련해서 당시 헬기 조종사들을 증인으로 채택하자. 이런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왜 허무맹랑하다고 보시는 거예요?  

◆ 조진태> 이미 헬기 기총 소사 관련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이미 객관적으로 드러냈지 않습니까? ‘이건 헬기 기총 소사에 의한 흔적이다’라고 하는 걸 밝혔고요. 그리고 당시 헬기 기총 소사를 한 조종사들이 전두환 씨를 옹호하기 위한 재판의 증인으로 나설 가능성, 제가 볼 때 지금은 쉽지 않습니다.  

◇ 김현정> 시간 끌기라고 보시는 거군요.  

◆ 조진태> 저는 그렇게 봅니다. 시간을 질질 끌어서 전두환 씨 재판 국면을 어떻게 하면 회피할까, 모면할까. 그런 꿍꿍이를 보인 거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노재헌 씨가 참배하고 적극적으로 사죄하고 무릎 꿇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노태우 전 대통령, 노태우 씨 돌아가시기 전에 좀 적극적으로 추진해 볼 생각도 가지고 계세요? 재단에서 만남 같은 것이요.  

◆ 조진태> 만남, 참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보지요. 다만 노태우 씨의 의사를 반영해서 노재헌 씨가 진심 어린 손을 내민다면 우리 5.18 피해자는 물론이고 광주 시민들은 충분히 만날 용의가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만나고 싶다.  

◆ 조진태> 만날 용의가 있고, 만나서 그야말로 5.18을 가지고 대한민국이 얼마나 소모적인 논란을 벌이고 있습니까? 이 문제를 푸는 데 하나의 실마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그런 만남에 저는 의미가 있다고 보고요. (노태우 씨가) 진심 어린 손을 내밀어준다면 만날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조진태> 감사합니다.  

◇ 김현정> 5.18 재단 조진태 상임이사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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